20080506_필통에서 나온 여덟조각의 기억

    4학년 2학기..

    남들은 취업하기위해 발버둥 치고, 다른 누군가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때 쯤 난 수업하나를 더 듣게 된다. 물론 청강생으로..

    인간행동의 이해

    하진의 교수님의 수업이었다.

    교양과목이었는데 내가 1, 2학년 때는 그 과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, 아는 동생이 혼자 받아야 한다기에 무심코 따라가 첫 시간에 앉아있게 되었다. 첫날이라 역시나 과목에 대한 한학기 동안의 구성을 설명하는 시간이었는데, 듣자마자 문득 '아, 이 수업 꼭 받고 싶다.'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.

    교수님이 한가지 주제를 던져주면 조별로 한 시간정도 토론하여 다른 사람들 앞에서서 발표를 하면서 마무리 하는 형식의 수업이었다. 막연하게 이 수업을 듣고싶다 느낀 것은 아니다. 날 이 수업으로 이끌게 한 힘은 지금까지의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거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. 그렇게 듣게 된 수업.. 수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에서 나왔던 이야기는 절대로 밖으로 발설하지 않는 다는 약속. 그리고 솔직하게 나를 보여주고,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.

    수업에서는 내가 '띵스'라는 별명으로 불려 졌고, 다른 사람들 역시 별명 하나씩을 지어 불렀고, 이름표를 달았다. 우리조는 로니, 밀, 완소남, 개똥이, 진미, 빨대, 롬 그리고 나, 띵스...

    이 수업을 통해서 내가 얻은 것은 너무나도 많지만 그 중 오늘 필통에서 나온 종이 조각에 대한 기억을 소개할까 한다.

    나는 이런 내가 잘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
    나는 꿈이 많다
    나는 관심받는걸 좋아한다
    나는 착하다
    나는 엉뚱하다
    나는 가식적이다
    나는 게으르다
    나는 외롭다

    나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8조각의 종이에 적어서 우리 조원들 앞에서 발표하였다. 그 때는 내가 무척이나 수업에 열중했었는지, 저렇게 적어 놓은 속내를 눈물이 날 정도로 솔직하게 말했었다. 그리고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새 뒤에서 내 이야기를 다 듣고 계시던 교수님께서 나중에 내가 취업을 하게 되어 수업을 더이상 받지 못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릴 때 내게 말했다. 덕분에 아이들이 더 열심히 참여하고 좋은 수업이 된 것 같다고 하시면서 어떤 수업을 하던지 내 얘기를 하면서 이런 학생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... 순간 감사한 것은 오히려 이 수업을 통해 나를 알게 하는 시간을 갖게 된 나라고 말씀드리면서 말을 꺼냈지만 교수님의 그 한마디는 내 삶에서 나를 더욱 채찍질 하게 만든 한마디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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